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는 2000년 5월에 칸 영화제에서 초연되었고 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당대의 톱스타인 양조위와 장만옥을 캐스팅해 중년의 두 남녀의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영화입니다. 양조위는 제53회 칸 영화제에서 홍콩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제20회 홍콩전영금상장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장만옥은 제20회 홍콩전영금상장 여우주연상과 제37회 대만 금마장영화상 여주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영화 "화양연화"의 줄거리 주연배우들과 삽입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영화 [화양연화]의 출연진
두 남녀의 미묘한 사랑을 담아낸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출과 미장센만큼은 압도적이었으며 넘치지 않고 절제된 장면들과 두 주인공이 스칠 때마다 전해지는 미묘한 감정들, 이별을 앞둔 그들이 느꼈을 아픔들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아련하게 남아있습니다. 장만옥은 불륜에서 오는 내면의 고통을 소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출하기도 하는데 이런 미장센 하나하나가 각인되어 한동안 이 영화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습니다. 두 배우는 설명이 힘든 인물들의 감정과 극 중 분위기를 훌륭하게 표현했으며 그들의 간접성이 짙은 대사들과 그것을 표현하는 표정연기와 몸짓들은 영화를 시크하면서도 아름답게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양조위의 눈빛 연기는 잊을 수 없는 명연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장만옥의 영화내내 치파오를 입게 한 것도 신의 한 수였으며 굉장히 섹슈얼한 느낌을 강하게 주면서 영화 자체의 관능적인 지점을 더욱 부각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절제된 둘만의 표현이 하나의 언어처럼 느껴졌고 두 배우가 왜 표정 연기의 달인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줄거리
1962년 홍콩을 배경으로 같은 날 같은 아파트, 바로 옆집으로 이사 온 두 쌍의 부부를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서로의 가구와 짐이 섞이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우연히 인사를 나누게 된 주모운(장만옥)과 소려진(양조위).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배우자가 출장에서 사 온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챕니다. 그렇게 상실감이 더해지고 둘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무의미한 추측을 하게 되면서 상황극까지 벌이게 되죠. 둘은 연민 같은 정을 느끼며 시간도 함께 보내고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지만 이는 배우자 들과 똑같은 사람이 돼버리는 절대 부도덕한 일이라는 것을 머리로 계속 되새기며 서로에 대한 감정을 애써 감추려 합니다. 하지만 점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어가는 것을 보고 차우는 깨닫습니다. 그 두 사람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을 키웠을 것이라고.
3. 삽입곡
쓸쓸히면서 아릿한 음악이 백미입니다. 두 주인공이 벽을 사이에 두고 들었던 노래 제목도 '화양연화'입니다.
1930~1040년대 상하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 저우쉬안이 동명의 곡에서 제목을 차용했으며 삽입곡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극 중 식사 장면에서 사용된 냇 킹 콜의 'Aquellos Ojos Verdes'와 'Te Qiero Dijiste' 후반부에 수록된 'Quizas, Quizas, Quizas'는 너무도 유명한 곡들입니다. 'Yumeji's theme'는 원래 유메지라는 일본영화의 OST이며 바이올린 선율은 양조위와 장만옥이 갖고 있는 관능적인 매력을 한층 끌어올려주는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영화는 헤어질 것을 있기에 더욱 불안하고 위태롭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남녀의 심리를 배우들의 절제된 감정연기와 붉은 조명, 그리고 탱고 리듬의 바이올린 연주곡으로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차갑고 시크한 이 영화는 수많은 씬들이 마치 기억의 파편처럼 조각조각 흩어져 있습니다. 왕가위 감독은 잠깐 스쳐 지나가는 찰나조차도 얼마나 소중한지 추억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표현합니다. 인생에서 꽃과 같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의미하는 "화양연화"는 전 세계 영화 평론가 177명이 "상실과 욕망이라는 보편적 언어를 이렇게 유창하게 표현한 영화는 없었다"는 찬사를 보냈으며 21세기 두 번째로 위대한 영화로 선정했습니다.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그곳에 머물러 있습니다.